美 301조 조사 개시…韓 15% 관세 유지 전망 속 추가관세 우려도

美 301조 조사 개시…韓 15% 관세 유지 전망 속 추가관세 우려도

 

전문가 “美 상호관세 복원 위한 예고된 절차로 韓 영향 제한적”

 

“美 세수 확보 위해 車 등 추가관세 가능성”…’쿠팡’ 조사 여부도 주목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따라 예고했던 무역법 301조 조사에 11일(현지시간) 착수하면서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조사는 미 연방대법원 판결로 효력을 상실한 상호관세를 ‘복원’하기 위한 수단인 만큼 한국에 추가적인 부담을 지우는 방향으로 작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미국이 일부 한국 수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거나 다양한 행정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어 미국 정부가 진행할 당사국 의견 수렴 및 공청회 등 절차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상호관세 복원 위한 예고된 조치…”韓 큰 변화 제한적”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연방 관보 게재를 통해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를 선언하고, 조사 대상으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베트남, 인도 등 총 16개 경제주체를 적시했다.

 

이번 무역법 301조 조사는 지난달 미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위법해 무효라고 판결한 직후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관세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면서 예고한 조치다.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이를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총 3천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대신 미국이 예고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는데, 현재 다른 나라들처럼 10% 글로벌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날 조사 대상국과의 기존 무역 합의가 유지되느냐는 질문에 “합의는 그대로 유지된다”며 “절차의 끝에서 대응 조치가 제안된다면, 그 협정에서 만들어진 약속들이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가 상호관세 복원을 위한 성격이 강한 만큼, 한국에 대한 관세 및 수출 등 산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급작스러운 발표라기보다 미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화 이후 예고된 조치”라며 “지난해 한미 관세 합의 내용에서 추가로 우리 경제에 부담되는 형태의 결과가 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무역 구조로 볼 때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일부 대미 수출품에 대한 301조 조사에서 한국이 미국에 심각한 불공정 무역을 했다는 판단이 내려져 일본이나 EU 등 다른 국가보다 고율의 관세를 부과받을 확률은 낮다고 전망했다.

 

조연성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역시 “여러 국가가 동시에 관세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며 “한국 경제에 즉각적인 충격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철회하기 어려운 정치적 환경도 존재하고, 보호무역을 지지하는 정치적 흐름도 여전히 강하다”며 “한국을 포함한 대상국에 추가 관세가 부과되는 등 부정적 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도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에도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합의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정부는 기존 한미 관세 합의에서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우리나라가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 동등한 대우를 받거나 오히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여지를 열어놓고 왔다”고 밝혔다.

 

◇ “美 세수 확보 위해 한국車 등 추가관세 가능성”…’쿠팡 조사’ 가능성도

 

미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행동, 정책, 관행’에 관세 부과 등을 통해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한다.

 

이날 USTR은 이번 조사가 ‘과잉 생산 능력과 연관된 불공정 무역 관행’, 그리고 ‘강제 노동에 의한 상품 생산’ 등 두 가지 이유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이 이번 301조 조사에서 글로벌 제조업 공급 과잉 문제를 제기했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통상 압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 원장은 “한국에 대해서는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기계 등을 언급했는데, 석유화학 구조조정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며 “조선과 자동차는 대미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압박 강도가 약할 거 같지만, 철강과 석화 쪽은 공급과잉이 심한 산업이어서 영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세수 확보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한국 주력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15% 이상으로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상호관세 폐지에 따라 미국 정부가 부여한 글로벌 관세의 유효 기간은 오는 7월까지로, 상호관세 대체를 위해 301조 조사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며 “정밀한 조사가 이뤄지기보다 결과를 정해놓고 이를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이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세수를 활용해 미국 국민에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프로그램이 12개 정도 된다”며 “301조에 따라 품목 관세를 부과할 경우 기존 상호관세 부과를 통해 거둬들일 수 있는 세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일부 품목 관세를 높게 가져가 이를 채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이 우려했던 온라인플랫폼법이나 망사용 등 문제가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아 다행이지만, 무역법 301조는 사안별 조사 개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추가 조치가 완전히 배제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최근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의 쿠팡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조사해 달라며 USTR에 제기했던 무역법 301조 조사 청원을 철회했지만, USTR 차원의 전체적인 조사 과정에서 이 문제가 다뤄질 수 있는 만큼 비관세 분야에서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청원 철회 이유로 미국 정부의 광범위한 조사를 들었다”며 “그런 만큼 쿠팡 이슈가 301조 조사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조 실장은 “쿠팡 이슈 외에도 한미 관세 협상 이후 양국이 농산물을 포함한 비관세 장벽 문제 등 대화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는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서두르는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윤 교수는 “미국의 관세 정책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301조 조사에 따른 미국 정부의 상대국 의견 수렴 및 공청회 등 절차를 ‘후속 협상’이라고 보고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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