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코인 사칭한 위조 프로젝트 등장… 투자자 기망하고 수억 원 피해 발생

2025년 6월 30일 / 코인킬러 블록체인 탐사취재팀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블록체인 프로젝트 **레이븐코인 (RVN)**을 사칭한 유사코인이 다수 등장해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해당 코인들은 정식 로고와 이름을 도용하거나 비슷한 철자를 사용해 혼동을 유도한 뒤, 거래소 상장 및 수익 보장을 앞세워 투자금을 유치하고 잠적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공식 후속 버전이라더니”… 가짜 로드맵, 가짜 지갑 앱까지

사칭 유사코인은 “RVN 2.0” 또는 “RavencoinX” 등의 이름으로 커뮤니티에서 처음 등장했다. 텔레그램과 유튜브, 블로그 등을 통해 마치 정식 레이븐코인의 확장판인 것처럼 홍보했으며, “레이븐 개발진이 만든 차세대 프로젝트”라는 문구를 적극 사용했다.

그러나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실제 레이븐 개발팀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허위 프로젝트였으며, 백서와 로드맵 역시 기존 레이븐코인의 내용을 표절하거나 일부 변형한 수준이었다.

일부 유사 프로젝트는 지갑 앱까지 제작해 구글플레이에 등록했으며, 사용자의 개인키를 탈취해 지갑 내 자산을 송금해가는 악성 코드가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유사한 심볼·티커 사용… 코인마켓캡에도 일시 등록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심볼과 티커가 너무 비슷해 진짜인 줄 알았다”고 입을 모은다. ‘RVNX’, ‘RVC’, ‘RAVN’ 등 실제 RVN과 유사한 약어가 사용됐으며, 일부는 코인마켓캡이나 코인게코 등 데이터 사이트에 일시 등록되기도 했다.

피해자 김모(38) 씨는 “코인마켓캡에도 올라와 있어서 의심을 못 했다. 나중에 정식 레이븐코인 디스코드에서 경고를 보고서야 속은 걸 알았다”고 말했다.

투자 유도 후 출금 제한… 자전거래로 시세 조작

대부분의 사칭 코인은 의심스러운 중소거래소에 단기 상장되며, 상장 직후 대량 매수를 유도했다. 일부 거래소에서는 자전거래를 통해 시세를 일시적으로 급등시키는 방식이 활용됐고, 일정 시점부터는 출금 자체가 차단되거나, “추가 인증이 필요하다”며 지연이 이어졌다.

전형적인 먹튀 패턴이 반복된 것이다.

커뮤니티는 폐쇄… 운영진은 잠적

공식 커뮤니티로 운영되던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단톡방은 현재 모두 폐쇄됐으며, 일부 유사 프로젝트 사이트는 폐쇄된 상태거나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운영자들과의 연락도 끊겼으며, SNS 계정 역시 삭제되거나 이름이 변경되었다.

경찰·금감원에 신고 속출… “사칭·지식재산권 침해 소지”

일부 피해자들은 해당 프로젝트를 지식재산권 침해 및 사기 혐의로 경찰과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상태다. 레이븐 공식 개발팀 측도 “자사와 무관한 프로젝트들이 이름과 브랜드를 도용하고 있다”며 사용자 주의를 당부하는 공지를 올렸다.

전문가 “알려진 코인 사칭한 사기, 더 위험하다”

블록체인 보안 전문가 조OO 박사는 “완전히 새로운 사기코인보다 더 위험한 것이 바로 ‘사칭형 스캠’”이라며, “레이븐, 트론, 페페 등 인기 있는 이름을 빌려 마치 연관된 것처럼 보이게 하고, 초보 투자자들을 속이는 방식은 최근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식 프로젝트는 백서, 개발자 공개, 깃허브 기록, 디스코드 등에서 쉽게 진위를 검증할 수 있다”며, “투자 전 반드시 2~3곳 이상 채널을 통해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편집자 주

기술을 가장한 사기는 더 정교해지고 있다. ‘레이븐’처럼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코인을 사칭해 투자자를 속이는 방식은 일견 단순해보이지만, 피해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블록체인 업계와 데이터 플랫폼들도 사칭 방지와 검증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